정말 우울하고 힘들고 짜증나고 서럽고 내가 싫은 나날들이 계속 되고 있는 요즘.
저번 주 목요일에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 온 이후로 정확히 그 이후로! 몸 상태가 더 악화되었다. 병원에 다녀오면 조금이라도 나아지겠거니 하고 간건데 더 악화가 되버리니 화가나고 황당하고 짜증이 난다.
그 이후로는 아침에 혼자서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오른쪽 다리와 엉덩이 쪽에 힘을 주기가 어려워서 엄마의 도움으로 간신히 일어난다. 이게 참 미칠 노릇이더라. 서른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엄마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고 엄마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을 가는 신세라니.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던가. ㅜㅜ
한 번 누우면 다시 일어서는게 상당히 고역이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어떻게 해서든 하루를 버틴 뒤에 다시 눕는다. 서 있는 것도 절대 쉽지가 않다. 오른쪽에 힘을 안 주려고 왼쪽 다리에 좀 더 힘을 주다보니 슬슬 왼쪽에도 무리가 오기 시작. ㅜㅜ 아아....
걷는 거라도 혼자서 걸을 수 있음 다행인데 그러질 못하니 영 민폐다. 원래는 오늘 다른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아보려 했으나 내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병원까지 가는게 힘들어 내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병원에 가기로 엄마와 약속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최악으로 아픈 적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 상황이 정말 싫고 무섭고 짜증나지만 사실 난. 아파도 싼 년이다. 내가 그 동안 해온 짓을 생각하니 그나마 이 정도로 벌을 받는게 우스울 정도랄까. 당장은 물론 서럽고 아픈게 싫지만 말이다. 휴.
난 항상 이렇게 일을 당하고 나서야 후회를 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나의 큰 단점이자 최악인 점이다. 이 단점을 이번에 어떻게든 고쳐야 할 것 같다. 아니 고쳐야 한다. 이게 내 마지막 기회다. 분명, 내 인생에 있어 이게 내 마지막 기회다. 틀림없다. 그러니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금 받는 벌을 달게 받으며, 이 정도에서 끝난 것을 되려 고마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픈 건, 뭐 벌을 받는 거라고 치면 되는데 엄마는 대체 무슨 죄인지. 왜 엄마까지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 나쁜 건 나인데 왜일까. 이렇게 엄마까지 힘들게 함으로, 나를 더더욱 죄책감 속으로 빠뜨리려 하는 걸까. 충분한데.
오늘도 결국 하루 종일 울었다. 내가 싫고 짜증나고 뭐 이런 시발년이 다 있나 싶어 스스로의 뺨을 마구마구 갈겼다. 난 맞아도 싼 년이다. 그런데 아무도 나를 탓하지 않으니 나 스스로 탓할 수 밖에.
차라리 팔쪽이 이렇게 아픈 거면 혼자서 걷거나 일어서거나 할 수라도 있을텐데, 다리가 아파버리니 미칠 지경이다. 다리와 허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벌이든 뭐든, 지금 받고 있는 형벌이 끝나면 나는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모두의 안정을 위해서도 운동을 시작할 생각이다. 지난 약 30년의 세월 동안 나는 내 몸을 너무도 아꼈다. 아껴도 이렇게 아낄 수가 없다.
내 몸을 튼튼하게 만들고 싶다. 유연하게. 다쳐도 빨리 나을 수 있는 그런 몸을. 얼마나 짜증났을까 내 몸도. 이런 못난 시발년을 주인이랍시고 만난 내 몸은 얼마나 싫었을까. 미안해. 다 나으면, 이 고통이 다 사라지면 매일매일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너를 가뿐하게 해줄게. 정말 미안해. 그러니 조금만 더 버텨주라.
우리 가족에게도 미안합니다. 뒤늦게 후회해봤자 소용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정신 바짝 차려서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죄송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우리 가족!!
그치만 내가 시발년이라는 건, 내가 죽을때까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병신같은 후회를 두 번 다시 안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