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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9. 20:50 보았다/영화&애니



이토록 아름답고 압도적인, 종말을 얘기한 영화는 없었다.


멜랑콜리아는 이동진 기자님이 아니었다면, (약간의 스토리만 봐도 무얼 얘기하고 싶은건가 싶은) 되게 지루할 것 같이 생긴 영화라서 포스터를 봤어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을 영화다.


대략의 줄거리. 네이년 펌.

< 유능한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마이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결혼식을 올리지만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인해 이상 행동을 보이며 결국 결혼을 망치고 만다. 상태가 심해진 저스틴은 언니인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고 클레어는 그런 저스틴을 극진히 보살핀다. 한편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거대한 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클레어는 종말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과학자의 말을 맹신하는 남편 존(키퍼 서덜랜드)으로 인해 내색은 하지 못한다. 날이 갈수록 더 이상 행동을 보이는 저스틴과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클레어. 다행히 과학자들의 말대로 멜랑콜리아는 지구를 지나쳐 다시 멀어지는데…. >


초반 10분~15분 정도는 영상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며 아무런 말도, 자막도 없이 그저 음악과 영상만 보여준다. 처음엔 이게 뭔가...싶었는데 보다보니, 이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과 주인공의 심리등을 짧게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볼 때는 막상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그 부분이 자꾸 생각났다.

배우들의 연기가 참 ... 우울해서 ㅋㅋ 보는 나까지도 막 우울해지고 짜증이 솟구침.. ㅜㅜ 심지어 잘생긴 마이클이 막 엉겨붙을땐 ㅋㅋ 막 나까지도 신경질 날 정도. 그만훼 이좌식아!!! ㅜㅜ ㅋㅋㅋ

(무엇보다 여기에 나오는 '가족'들이 좀 다 이상함 ㅋ 그래서 더 짜증이 나는듯...)


이 영화가 맘에 들었던 것은 후반부였는데, 대부분의 종말 영화와는 달리 주인공들 시점에서만 얘길 하고 있다는 거다.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행성을 폭파해야 된다며 갑자기 모여드는 히어로들도 없고, 자주 보여지는 중국, 홍콩, 일본, 독일, 러시아 등등의 세계의 상황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그들은 그들의 집에서 두려움에 떨며(두려움에 떠는건 클레어 뿐이었지만) 다가올 종말이 사실이 아니길 빌 뿐인거다.

아마도 이게 가장 현실적인 종말에 대처(?)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영화의 마지막 10분은, 아아 이렇게 느끼면 안되겠지만 무섭고 아름다우며 압도적이었다.

posted by Run&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