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무섭고 또, 황당하다.
난 지난 4개월 간, 누텔라 4통과 여러가지 온갖 초코로 범벅된 과자들을 먹은 후폭풍이 이렇게 거세게 올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않았다기 보단, 하지 않으려 했던 걸까?
이틀전, 샤워하고 나와서 그나마 가뿐해진 내 몸뚱아리의 무게를 알고 싶어 올라간 저울에서, 난 충격적인 숫자를 목격하고 말았다.
4개월 전 몸무게에서 정확히. 정. 확. 히. 10kg 가 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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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내가 물론 살이 '좀' 쪘다고 생각은 했다.
그 동안, 내가 '좀' 찐 살이 대략 5키로 정도로 생각했고, 그건 운동을 하면 금방 없앨 수 있을 거라 생각은 했다.
그 동안, 내가 먹은 칼로리 높은 간식과 초코쨈을 쳐먹고도 운동 조차 하지 않은건 '밥' 대신 먹은 거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무래도 내가 미쳤었나 보다.
그 충격적인 숫자를 확인하고 잠시 나는 혼란에 빠졌다.
물론 살이 찐 걸 느끼고 있었지만 10kg 라니?! 이렇게까지 많이 찐 건, 대략 10년전, 고등학교때 이후로 처음이다.
엉엉엉 시발 이 미친년이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거야?!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ㅜㅜ 살이 쪘다 빠졌다 혹독한 인생을 보내 온 내 몸이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지방을 팍팍 저장하기로 작정을 한 듯 보였다. 엉엉 암만 그래도 그렇지... ㅜㅜ 10키로 라니.
어쩐지 더부룩해도 너무 더부룩한 내 뱃살이 심상치 않았다. 밥을 얼마 먹지 않았는데도 금방 배가 불룩 튀어나와서 좀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그런 증상(?) 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었는데도 안이하게 나는 누텔라를 4통이나 쳐먹었으며 쿠키가 땡긴다며 쿠키를 사다가 혼자 다 쳐먹고, 그것도 모자라 엄마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다드린 버터링도 내가 거의 다 쳐먹었다.
엊그제 찾아간 언니네 집에서 언니가 사 준 닭강정 한 마리를 쳐먹었고(언니도 먹긴 했으나 몇 조각 안되었다.), 그 동안 엄마가 불쌍하다며 사 주신 통닭도 3마리는 넘을 것이다.
아아 나는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가...!!!!!! 이 돼지같은 년이 상돼지가 되어버렸구나!!!
엊그제 엄마와 함께 언니 옷과 구두를 살피러 나간 쇼핑길에서, 나는 더워서 스웨터 하나만 걸치고 나갔었는데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충격적이긴 했다.
못나도 이렇게 못난, 돼지같은 년이 또 있을까 싶었고 아직 처녀인데도 충분히 '임신한' 여자라고 생각될 정도로, 가리려고 해도 가릴 수 없던 그 불룩 튀어 나온 배 하며... 하아.... 정말 아무리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한다 해도 그 모습까지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내 자신도 이렇게 느끼는데 남들은 어떻겠나. 물론 그냥 '돼지 한마리 ㅇㅇ' 하고 신경도 안쓸 수 있지만 이건 아마도 도둑이 제 발 저리는 심리...랄까? 괜히 눈치가 보이고.. 흑흑....
암만 배에 힘을 줘도 날씬해 지지 않는 옆라인부터가 문제.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10kg 를 확to the인 하고 나서부터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확실히 운동을 하니(걷기 한 시간~한 시간 반 정도) 저녁이나 아침에 몸이 가뿐한 걸 느낀다.
오늘도 내일도 운동을 당연히 해야되는데 비가 주룩주룩 주루룩 온다는 핑계로 이렇게 블로그나 하고 앉아 있다.
다이어터의 찬희가 '그렇게 핑계대면 대체 언제 운동할래' 라고 했는데. ㅜㅜ 찔리지만 도저히 비오는 날은 운동할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
운동화에 비가 새는 것도 싫고, 철벅철벅 거리는 길도 싫고. ㅜㅜ 우산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것도 힘들다. ㅜㅜ
빨리 월요일이 되어 운동을 했음 좋겠다. 한 달, 딱 한 달만 우선 이를 악물고 5키로라도 빼야겠다. ㅜㅜ
그러고나면 근육운동도 같이 시작해야지. 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