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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28. 22:37 보았다/영화&애니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시간 반 정도의 상영시간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때는 내레이션을 배우 신하균이 맡아서 화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신하균이 내레이션 맡는다고 해서 알게 된 다큐 영화고. ㅎㅎ)



발레. 나도 어릴 적, 초등학교 3학년~5학년까지는 발레를 했었다. 동네 무용학원에 등록했던게 다지만, 그 당시에 꽤 유명했던(이화여대 무용과에 합격생들이 많고 국내 발레 대회에 수상하는 언니들이 많았던 ㅋㅋ) 발레 학원을 엄마가 알아내셔서 등록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돈'이란 것에 그닥 신경쓰지 않았을 때라서 몰랐지만 아마 수강료가 꽤나 비쌌을 거다. 수강료만 비싼게 아니고 발레 용품들도 비쌌으니 그렇게 풍족한 집안이 아니었음에도 엄마가 날 발레 학원에 다닐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고맙게 생각한다. 그땐 왜 그렇게 발레에 집착했었는지 모르겠다. 능력과 재능도 없으면서 그냥 발레를 하는, 춤을 추는 그 순간이 즐거웠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나날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잠시 눙물 좀 닦을께욘. ^_T 또르르)


그 영향인지, '발레'를 소재로 하는 영화나 만화 같은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혼자서 발레도 관람하고 올 정도로 극성팬(?) 이었지만 어쩐지 나이가 들면서 좀 시들해졌는데 (아마 발레 관람료가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였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발레를 소재로 하는 영화나 만화를 보면서 조금씩 풀었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퍼스트 포지션은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을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담은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식 영화인데 총 6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레베카 - 미카엘라 - 조안 - 미코 - 줄스 - 아란♡ (...)

맨 왼쪽은 한국의 임선우!!! 아란과 같은 대회에 출전해서 무려 '금상'을 수상했다. 우오앙!!!! (옆에 긔요미 아란도 있넹ㅋ)


다큐인데도 전혀 지루함없이 쓱쓱 진행되는 (다큐가 다 지루하다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는, 보고나서 지금까지 허송세월을 보낸 내 자신을 저주하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다. 꿈을 위해, 가정을 위해,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통과 긴장감을 이겨내며 자신들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들의 고군분투는 방바닥에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돼지를 초월해서 우주 쓰레기가 되어 가고 있는 내 자신이 정말 한심하고 심지어는 나같은 년은 왜 태어났을까 하는 쓸데없는 궁금증까지 일게 만들 정도로 굉장한 것이었다.


다양한 성장 스토리를 가진 주인공들의 얘기도 감동적이고 영화의 마지막에 시상식 장면에서는 마치 내 일인양, 기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이 부러웠다. 땀을 흘려 무언가를 이루어낸다는 기쁨, 좀 더 높은 곳을 향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 엄청난 노력,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부러웠다. 

나도 좀 더 어릴 적에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내 적성에 맞는게 무엇인지를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긴 하지만 이제와서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너무 늦었다는 건 아니고 (지금부터라도 찾아내서 노력하면 되겠지만) 과거에 그러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오히려 더 쓸데없는 짓인 것을 이제는 아니까.

적어도, 미래의 내 아이에게는 본인이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자- 이렇게 마음을 먹었다. (노처녀로 살다 죽을 수도 있지만 ㅋ -ㅗ-;;;)



부럽다. 이 청춘들이- 환희와 긴장감, 슬픔, 분노, 즐거움, 행복함!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퍼스트 포지션' 이란 영화야 말로 정말 삶의 동기를 부여하는 훌륭한 영화가 아닌가!!!

posted by Run&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