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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18. 13:17 보았다/그 외

(사진출처 - 예스24)


이동진님 블로그를 보다가 이 책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무려 '늑대와의 동거 이야기' 라니! 철학자(...)에 관한 얘기는 집어치우고 늑대, 늑대라니!! 하며 혼자 광분해서는 언니에게 부탁해서 책을 사고야 말았다. 헠헠헠(늑대를 좋아함 ㅋ)


... 사실은... 그렇다. 이 책은 내가 읽기에 어려운 책이었다. -_- 가뜩이나 소설책도 판타지 책도 꺼려하고 잘 읽지 않는 내가 '철학자'가 쓴 책을 읽다니. 하하하 이거 원... ㄱ-....

'늑대'를 기르는 이야기 라고 해서 혹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ㅠㅠ 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가 없다는 건 절대 아니다. 중간중간 늑대 브레닌을 길들이고 함께 했던 순간들에 대해서 나오는데 그 부분들을 읽을 때는 집중집중해서 읽었다. ㅋㅋ



늑대를 기른다는 것부터도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그런 늑대를 키우고 길들이면서 이런 철학적인 생각을 하다니!!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브레닌을 키웠다면 저렇게 생각하지도, 아니 아예 브레닌을 길들이지도 못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브레닌에게 잡아먹혔을지도. ㄷㄷㄷ



개들은 늑대과 라고 해서, 난 개와 늑대가 그래도 많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다른 부분이 많아서 좀 놀랐다. 아쉽기도 하고. 늑대가 어떤면에서는 좀 더 우월해보이기도 하고 멋져 보이기도 하고 또 인내심이 많아보이기도 했거든. 그에 비해 개들은 이미 인간과 친해져, 인간을 이용해서 자기의 욕심을 채워서 얄밉게 보이는 거야. ㅋㅋㅋ 그런 얄미운 모습 때문에 개를 길들이고 키우는 것일수도 있지만.

보통, 어휴! 남자들이란! 늑대야 늑대!! 같은 말을 자주 듣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건 잘못된 말인 것 같다는 걸 좀 예전부터 깨닫기 시작했다. 빨간머리모자 와 아기돼지 삼형제 속의 늑대를 먼저 접해서 우리에게 선입견이 생긴 걸까? 그 동화 속 늑대들은 모두 얄밉고 재수없게 나오니까. 하지만 알고보면 착하고 상냥한 늑대인 것을. 늑대는 오로지 한 마리의 암컷과 사랑을 나누며 가족을 무척이나 아낀다는 등 이런 늑대의 습성에 대해서 점차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늑대야 말로 정말 멋진 남성성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책에 나오는 브레닌은 그야말로 늑대중의 늑대! ㅋㅋ 이런 녀석이 무려 11년을 내 곁에서 같이 살아주었다면 나도 글쓴이처럼 브레닌을 엄청나게 사랑했을지도 모르겠다. 

거짓말도 못하고, 속이지도 못하는 늑대 브레닌.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거짓말을 능숙하게 해내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 언제부터 이렇게 속이는 것에 능숙해 졌을까. 이런 것에 대한 생각과 진실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책 중간에 나오는 하버드의 실험실에 관한 얘기는 읽을 때는 속이 미쓱거렸다. 아둔한 인간들. 왜 우리는 동물들 보다 우리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할까. 우월하기 때문에 그런 실험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 부분을 읽는 내내 죽어간 동물들에게 미안하고 앞으로도 죽어갈 동물들에게도 미안했다. 그리고 나 때문에 고통받았던 동물들에게도 미안해 했다.

어릴적에는 철이 없어 동물을 많이 괴롭혔던 것 같은데, 그건 동물을 '어떻게' 좋아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임을 나이가 들어서야 깨달았다. 그걸 알고 나니 미안해져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마찬가지로 이 실험에 관한 얘기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는데, 그 실험을 받으면서도 얼마나 아팠을까, 그럼에도 그렇게 자신들을 아프게 했음에도 결국엔 꼬리를 살랑이며 인간들을 좋아하는 녀석들에 대한 얘기를 읽으니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끔찍하게 아팠다. 제일 무서운 동물이 사람이라는, 인간이라는 말이 철저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브레닌과 저자의 얘기를 읽으면서도 펑펑 울었던 것 같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저자를 이해했던 것 같다. 저자의 그 마음. 날 사랑하지 않으면 어쩌지? 날 미워하면 어쩌지? 같은 마음, 생각이 들었던 그 순간들.

그러나 동물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더 자비롭다. 우리를 더 잘 이해하고 있다. 사랑을 주면 주는 만큼, 그들도 우리에게 사랑을 보내고 있다. 아, 브레닌. 이 멋진 늑대녀석. 



철학적인 내용을 읽을 때는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몇 번이고 읽고 읽었지만 ㅋㅋ 전체를 다 이해하진 못했다. (언젠가는 이해할 날이 오겠지. ㅠㅠ) 

그래도 참 재미있게 하루만에 쓱- 읽은 책이었는데 아쉬운 것은 브레닌의 모습이 작가와 찍은 단 한 컷 밖에 없다는 것.

좀 더 브레닌의 멋지고 우아한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후후..


posted by Run&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