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만화가 중 한 분인 '신일숙님'.
그 분의 작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
이걸 보고 나서 얼마나 울었던지 -_-;;; 게다가 결코 적지 않던 책의 분량....
몽환적인 느낌의 스토리에 굉장히 감명받은 기억이 있다.
이 만화 속 주인공들은 순정만화에서 보여졌던 그저 얌전하고 말 잘듣는 이미지의 여주인공이 아니었다.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한 나라를 다스리며, 얌전한 듯 하지만 자신의 생각들을 공손하게 말하며 또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네 명의 딸들.
그나마 온전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넷째를 제외하고는 첫째, 둘째, 셋째의 사랑은 마음이 아플 정도로 위험하고 불쌍했으며 슬펐다.
여기엔 신들과 인간들이 한 곳에 공존하며 신들은 장난으로 인간을 괴롭히기도 하고 또 인간을 돕기도 하는 모습들도 보여진다.
그런 부분에서 뭔가 전설 속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거대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처음에는 그저 성격 괴팍한 아저씨(-_-)로만 생각했던 에일레스는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훈남으로 변하여(-_-) 마침내 넷째와의 사랑에 도달하고 만다.
그 과정이 어찌나 웃기고 재미있으며 가슴이 아프던지!!!!! ㅠㅠ
이 만화를 통해 나의 이상형이 탄생했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운명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의 말미에 이런 글이 나온다. 내가 가장 공감하면서도 좋아하는 말.
책을 보면 마치 주인공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여 순종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들은 매 순간마다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고 행동한다.
그리하여 그 결과가 자신들의 운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나에게 결과가 뻔히 보이는 어떤 운명이 있다고 해도 그 운명대로 살아가는 것은 즐겁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살아가는 것이 마치 그 운명에 나의 삶을 맞추기 위해 사는 것 처럼 느껴지지 않나.
내가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갖는 것은 저 말대로 '운명은 예측불허'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것을 저 책을 통해, 그리고 책 속의 아리따운 주인공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스케일이 큰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드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
또 이런 역동적이고 황홀하며 스케일이 큰 판타지적 요소를 지닌 만화를 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